Page 65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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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中 63


            을 괴롭혀 가면서 도를 얻으려 하는가?’라고 합니다.이런 말들
            이 유행하면서 섭공,조창 같은 어리석은 마음이 일어났고,끝내

            는 이 마음을 그칠 수가 없었습니다.이들은 영가스님이,‘법재
            (法財)를 손상시키고 공덕을 소멸하는 것은 바로 사량분별[心意
            識]때문이다’하신 말씀을 조금도 생각지 않은 것입니다.사람

            들이 올바른 깨달음은 구하지 않고 헛되게 사량분별로 따져 이
            해한 그럴듯한 말들을 영가스님이 통렬하게 비판한 것입니다.

            한 사람이 잘못 전한 것을 만 사람이 진실인 양 전하고 있으니,
            이제는 오(烏)자와 언(焉)자가 마(馬)자가 되는 그런 정도가 아
            닙니다.그 때문에 옛 사람들이 말하기를,‘참선을 하려거든 실

            답게 해야 하고 깨달으려거든 진실하게 깨달아야 하니,염라대
            왕은 말 많은 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입니다.이 말

            씀이야말로 참으로 옳은 것입니다.
               저는 정말이지 진실하게 깨달은 사람은 되지 못하지만,결코
            경솔하게 섭공과 조창의 전철을 밟지는 않습니다.평소 다른 사

            람에게 이러쿵저러쿵[東語西話]참선에 대해 비평한 것은 내 스
            스로 이 방편[法門]을 확신하기 때문이지,아는 것을 과시해서
            다른 사람의 칭찬을 들으려고 그런 것이 아닙니다.그러니 남들

            이 혹 믿어 준다 하더라도 기뻐하지 않고,또 믿어 주지 않는다
            고 해서 어찌 노하겠습니까?또한 믿고 안 믿고는 모두 그 자신

            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어찌 제가 기뻐하거나 노하겠습니까?
            오직 같은 길을 가는 사람만이 알아줄 뿐입니다.혹 허망히 속
            인다고 나무란다 해도 어찌 싫어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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