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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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림(叢林)의 기풍이 시들어가고 조사의 도가 희미해진 때에
            침선하는 수행자가 끝내 물러서지 않겠다는 철석같은 몸과 마음

            [身心]을 발휘하지 않는다면,위에서 지적한 3가지 길 중에 여기
            아니면 저기,저기 아니면 여기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것입니
            다.이렇게 이미 마음의 큰 뜻을 잃었으니,부처님과 조사들이

            더욱 불쌍히 여길 것이고,총림이 망하는 이유도 모두 이 때문
            일 것입니다.참선에다가 신심을 내는 것은 천생에 한 번 만나

            기 어려운 것이고,백세에 한 번 나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까맣
            게 모르는 것입니다.만약 앞으로 곧장 나아가 진실한 해탈을
            얻으려 하지 않으면,한 생각 굴리는 사이에 번뇌의 구름이 수

            만 리나 덮을 것입니다.그러면서도 반야의 씨앗이 다시 마음에
            들어가길 바라지만,이것은 마치 썩은 곡식에서 싹이 움트길 바

            라는 격입니다.”





               4.참선하는 마음자세는 어떠해야 됩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옛 사람과 요즘 사람들이 참선을 할 때 마음 씀씀이가 다릅
            니까,같습니까?”

               나는 말했다.
               “옛 사람이 도를 배울 때는 도를 얻을 것인가,얻지 못할 것
            인가에 대해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다리가 문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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