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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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中 71


            넘기 전에 도적질하는 마음을 단번에 잘라서 다시는 그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했습니다.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순전히 훔치려

            는 마음으로 주인을 삼습니다.이것이 옛과 지금의 도닦는 사람
            의 뚜렷하게 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생사란 도대체 무엇이겠
            습니까?훔치려는 이 마음이 바로 생사입니다.그러면 열반이란

            도대체 무엇이겠습니까?훔치려는 이 마음이 완전히 없는 것이
            바로 열반입니다.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생사는

            큰 병이며,불조(佛祖)가 말씀하신 가르침은 훌륭한 약이며,훔
            치려는 마음은 약을 쓸 때 금기하는 사항입니다.생사의 큰 병
            을 불조의 언교(言敎)로 치료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고금이 동일

            합니다.그러므로 생사의 큰 병은 치료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다른 점이 있다면,금기사항에 대해 옛 사람들은 순수

            하게 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신통한 효험을 보았고,요즘 사람들
            은 어떻게 된 것이 약을 다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금기해야 할
            것까지도 계속해서 먹습니다.그러므로 병을 치료하지 못할 뿐

            만 아니라,다른 질병까지 유발시킵니다.이렇게 되면 아무리 빼
            어난 의사라도 손을 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훔치려는 마음이라 하겠습니까?다시 말하

            면,바로 알음알이[識情]가 훔치려는 마음입니다.본래부터 갖고
            있는 법재(法財)를 깎아 없애므로 영가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법재 (法財)를 손상시키고 공덕을 까먹는 까닭은 모두 이 알음
            알이[心意識]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또 요즘에 귀감이 될 만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몇 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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