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P. 100

100


            구슬이 무엇을 인위적으로 비추려 하였겠습니까?행한 것이 있
            다면 지극히 청정하고 지극히 맑은 그 자체의 효과일 뿐입니다.

            여기에 계합하는 것을 선기(禪機)라 합니다.그렇지 않은 것은
            내 아는 바가 아닙니다.”
               어떤 이가 물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모든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고 하였습니
            다.그렇다면 유정계(有情界)안에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삶을 풍

            요롭게 해주는 산업(産業)과 세상을 다스리는 말[言語]이 모래알
            처럼 많습니다.그 원인은 마음 때문이지,선기(禪機)라는 말은
            들어보질 못했습니다.그런데 유독 소림문하에서 참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만이 자기 멋대로 명칭을 붙이는 것은 무엇 때문
            인가요?”

               나는 대답해 말했다.
               “마음에는 진(眞)․망(妄)두 종류가 있습니다.진심(眞心)이
            란 영지(靈知)의 본체로서,오묘하게 깨닫지 않고서는 추측이 불

            가능합니다.망심(妄心)이란 알음알이 허깨비의 작용으로서,외
            물(外物)을 좇는 자는 이 망심대로 움직입니다.이때에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마음이라고 부르지만,진심과 망심이 하

            늘과 땅 차이인 줄을 모릅니다.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산업은 망심이지 진심이 아닙니다.진심은 부처님과 조사만이

            정인(正因)을 단련하여 지혜로 사무치고 신령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당당하게 갖가지의 차별세계와 시비 속에서도 오묘하
            게 부합하고 은밀하게 계합하셨습니다.수증(修證)을 완전히 초

            월하여 공훈(功勳)에 구애되지 않으며,경험적으로 얻은 지식에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