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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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95


            걸음을 걸으면서부터 영취산에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실 때까
            지,그 사이에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백만억의 대중들이 모두가

            신통스런 성인이었음에는 분명하다.그러나 그들이 비록 아무리
            깊이 생각하고 또 사고했어도 끝내는 부처님의 뜻을 겉껍질조차
            도 헤아리질 못했다.오직 가섭존자만이 꽃을 보고 미소지었을

            뿐이다.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중국으로 건너오고부터 양종5파(兩宗五

            派)가 하늘의 별과 바둑판처럼 온 세상에 분포되었다.그리하여
            선(禪)이 무엇이냐고 물으면,“수미산(須彌山)이다”,“이 무엇인
            고?”,“동해 바닷속의 잉어를 한 몽둥이로 때려잡아라”,“며느리

            는 노새를 타고 시어머니가 이끌고 간다”,“나에게 선판(禪板)을
            가져오너라”,“이 밥통아”,“강서(江西)나 호남(湖南)으로 꺼져라

            ”는 등등의 대답이 흉흉하여 끊임이 없었다.이는 마치 장강대
            하(長江大河)를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것과 같았다.
               이를 맛보려 하면 마치 나무로 만든 국과 무쇠 못으로 만든

            밥과 같았다.그리고 가까이하려 하면 취모검(吹毛劍)이나 불무
            더기와 같아서 가까이할 수도 없으며,눈으로 보려 하면 번득이
            는 번갯불이나 부싯돌의 불빛과도 같았으며,귀로 들으려 하면

            독을 바른 북이나 가문 땅 위에 내려치는 우레 소리와도 같았으
            며,그 속으로 들어가려 하면 가시덤불과도 같았으며,뚫으려 하

            면 마치 무쇠로 된 절벽과도 같았다.그렇다고 말로는 물론 말
            없음으로도 알 수 없으며,지식으로는 더더욱 알 수 없었다.이
            것에 대해서는 뭇 귀신들조차도 어찌 할 수 없었다.그래서 이

            것을 가리켜 의미 없는 말[無義語]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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