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P. 102

102


            靜語黙)이 한결같이 본래의 참모습이다.이 본래의 참모습을 떠
            난 밖에서 사량분별로 헤아리면,벌써 평상(平常)이 아니다”라고

            말들 한다.옛 사람이 “평상심이 도이다”라고 말하며 두 손으로
            분부할 때는 일체가 평상한 것을 귀하게 여겼을 뿐이었다.불법
            (佛法)과 세간법(世間法)은 모두 그 자체에는 상처가 없는 것이

            니,긁어 부스럼을 내서는 안 된다.그런데도 장졸수재(張拙秀
            才)가 말한 “세상의 인연을 그대로 좇아서 걸림이 없으니 열반

            과 생사가 모두 헛꽃이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여 이것이 평상심
            이라고도 한다.혹은 방거사(龐居士)가 말한 “매일 일어나는 일
            이 별다를 것이 없고,나 스스로 우연히 함께할 뿐이다”라고 한

            것을 평상심이라고도 하고,3조(三祖)가 말한 “지극한 도는 어려
            움이 없다.오직 간택하는 것을 꺼려할 뿐이다”라고 한 말들을

            인용하여 그것이 평상심이라고 한다.또한 마조스님이 말한 “색
            (色)을 보면 바로 마음을 보며,색이 없으면 마음도 나타나지 않
            는다”고 한 것을 평상심이라고도 하고,고덕스님들이 말한 “푸

            른 대나무는 진여(眞如)이고,누런 국화는 반야(般若)이다”고 한
            것을 평상심이라고도 한다.고인들은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 본
            래 갖추어져 견문각지(見聞覺知)를 떠나지 않은 내용이기만 하

            면 모두 평상심에 갖다 댄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알음알이로 인식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남전스님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으며,위로부터
            고인들도 이 속에서 머뭇거린 것이 아니었다.조주스님이 아직
            묻지도 않았고,남전스님이 채 대답하기 전에 직접 알아차려야

            한다.그렇지 않고 한 생각이라도 내어 어묵동정(語黙動靜)을 따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