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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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법이 나의 주장자로 들어와 똑같이 주장자라고 부르지만 또한
            일정한 본체가 없는 것을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라고 합니

            다.이것은 마치 제망주(帝網珠)와 같습니다.나의 한 구슬이 일
            체의 구슬에 투영되어서 들어간다지만 그 본체는 일찍이 분리되
            지 않았으며,일체의 구슬이 나의 한 구슬에 비쳐 들어와도 그

            본체는 일찍이 합치하지 않았습니다.서로 들어가고 서로 포섭
            하여 이지러짐이 없고,서로 부정하고 서로 융합하면서 간격이

            없습니다.이것은 마치 영가스님께서 ‘모든 부처님의 법신이 나
            의 본성에 들어오니 나의 본성이 다시 여래와 함께 합한다.달
            하나가 모든 강물에 두루 나타나니,물 속의 모든 달이 달 하나

            에 포섭된다’고 하신 것과 같습니다.
               법계의 명칭을 드넓게 말하면 만 가지로 다르나 대략 말해

            보면 넷이라 할 수 있는데,그 실제는 넷도 아닙니다.확연하게
            자기의 마음을 깨달은 사람만이 그 경지가 법계의 모양과 원융
            하여 하나를 고집하지 않고 일체를 말하며,일체를 떠나지 않고

            하나를 지킵니다.이것은 이치가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으로서,
            신통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슬프다.어리석은 사람들이여!허망하게 색신(色身)을 고집하

            여 나[我]라 하고 갖가지 탐욕을 일으켜 사(事)에 장애되어 3계
            (三界)에 결박되니 해탈할 기약이 없습니다.성문들은 색(色)에

            나[我]가 없다는 것을 관하기는 했지만,다만 공(空)그 자체에
            막혀 세간을 멀리 떠나 홀로 해탈을 구하느라고 이(理)에 장애
            가 되어 부처님의 꾸중을 받습니다.그런가 하면 보살승들은 색

            (色)이 곧 공(空)이며,공(空)이 곧 색(色)임을 분명히 깨닫고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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