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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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 저절로 따른다’고 한 것입니다.인심이 좋은 것도 과보이
며,그렇지 못한 것도 또한 과보로서 모두가 자업(自業)이 빚어
낸 것입니다.어찌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객이 수긍하면서 물러갔다.
14.공(空)․가(假)․중(中)3제(三諦)의 뜻은 무엇인가?
하나이면서 셋이니,이것은 물․파도․얼음이 습성(濕性)을
떠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셋이면서 하나이니,이것은 마
치 금화․소반․비녀는 모두 금으로 만든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것은 쓰임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본체는 다를 바가 없다.
본체의 측면에서 사물의 작용을 관찰하기는 쉽지만,각각의
작용을 모두 합쳐 본체로 귀납하기는 어렵다.모름지기 알아야
할 것은 본체는 작용하는 속에 있고 작용하는 속에서 본체를 찾
을 수 있다.만일 오묘하게 깨닫지 않고 알음알이로만 이해한다
면 서로 맞아떨어지질 않는다.그렇다면 여기서 말한 ‘셋’은 무
슨 뜻이겠는가?진제(眞諦)․속제(俗諦)․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
義諦)이다.그렇다면 ‘하나’는 무엇인가?바로 그 사람 본래 마음
이다.‘하나이면서 셋이다’고 말하는 것은 이 마음이 곧 진제이
기도 하고,속제이기도 하고,중도제일의제이기도 하다는 것이
다.‘셋이면서 하나이다’고 한 말은 진제․속제․중도제일의제가
모두 자기 마음의 현량(現量)이 변현(變現)해 낸 것이라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