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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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下 69
5.자심의 현량(現量)이란 무엇인가?
화복의 싹도 자기 마음에서 트는데,증오와 사랑인들 어찌
다른 곳에서 오겠는가?한때에 발생한 번뇌는 3세(三世)를 통하
여 나타나면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소멸하지 않고 털끝만큼도
빗나가지 않는다.일대장교(一大藏敎)에서는 과(果)를 들어 인
(因)을 밝혔는데,모두가 자기 마음의 현량(現量)으로서 한 법도
마음 밖에 다른 곳에서 온 것이 없다.도인은 생각마다 자기 마
음이란 것이 형상은 물론,그림자도 구할 것이 없어서 태고 이
전에도,그리고 미래세가 다하도록 뚜렷하고 분명함을 관찰한다.
그러므로 능엄경 에는,“무루진정(無漏眞淨)이니 어찌 이 가운
데 다른 무엇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고 하였다.그 때문에 옛
스님들은 이것을 금강보검(金剛寶劍)이라고도 했고,청정태허(淸
淨太虛)라고도 했다.그 칼[劍]은 베지 못하는 물건이 없고,허공
은 모든 장소를 포섭한다.한량없는 광명을 지닌 여래의 몸[大光
明藏]은 본체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밖의 것을 필요로 하지 않
는다.불조는 이것을 깨달아 잘못된 생각을 단박에 비웠고,중생
들은 이것을 몰라 허망하게 알음알이를 좇는다.그래서 3계(三
界)가 생기고 만법(萬法)이 이루어지며,생멸거래(生滅去來)의 모
습이 복잡하게 생기며,복과 재앙을 받는 이치가 분명해진다.이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자기 마음의 현량(現量)을 깨닫지 못
했기 때문에 복을 좇고 화를 피하려는 생각이 쉴 새 없이 일어
나고,싫은 것은 버리고 좋은 것은 취하려는 감정이 끊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