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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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다.허망한 견해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업(業)은 더더욱
많아진다.세속의 사람으로서 세상의 그물에 아교를 붙인 것처
럼 딱 붙은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 용서될 수도 있다.그러나
애욕의 그물을 찢어 버리고 출가한 자면서도 알음알이를 좇는
것을 그만두지 못한다면 책망당해야 할 것이다. 능엄경 에서
도,“미친 마음이 쉬지 않았으나,일단 쉬었다 하면 보리(菩提)
이다”고 하였다.이는 교종에서 하는 질책이다.언어․문자의
가르침으로 책망한 것이다.
반면에 달마스님은 말씀하시기를,“외부로는 모든 반연을 쉬
고,안으로는 마음이 헐떡이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또 고덕
스님들도,“불법을 배울 것이 아니라,마음 쉬기를 힘쓸 뿐이다”
고 하였다.이것은 선종의 질책이다.4무량심(四無量心)․6도(六
度)․만행군선(萬行群善)․37조도품(三十七助道品)등은 앉아서
윤회에 빠지게 되는 것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서 무거운 업을
가볍게 하고 열등한 근기를 우수하게 바꿔 준 것으로서,모두가
훌륭하고 정교한 방편을 써서 책망한 것이다.
바로 마음의 본체를 말해 보자.쉼[歇休]이란 말도 따지고 보
면,벌써 황금가루가 눈에 들어간 격이다.그런데 어찌 우열경중
을 더 의론할 것인가?그러므로 성인께서는 중생들이 제 마음의
현량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어떻게 할 수 없어서,드디
어 화성(化城)의 방편을 써서 중생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한
것이다.그렇다면 자심(自心)이란 무엇이고,또 현량(現量)이란
무엇인가?자심(自心)이란 불조가 증오한 본래부터 있던 원만한
보리의 본체이다.그리고 현량(現量)이란 중생이 식(識)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