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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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으며,그 사이에 한 티끌도 없으며 마주보는 자체는 원만
청정하다.보리․열반․진여․반야라 해도 이 경계에 오게 되
면 모두 병통이 되고 만다.그러니 어찌 작․지․임․멸이 병통
이 아닐 수 있겠는가.
3.교화의 성쇠는 무엇에 달렸는가?
선한 행동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행동을 하면 재앙을 입으
며,올바르게 행동하면 도에 합치하고 삿된 행동을 하면 업(業)
을 짓는다.이 이치는 너무도 분명하여 마치 흑색과 백색을 서
로 혼동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진여의 청정한 경계에는 애초에 선(善)․악(惡)․사(邪)․정
(正)이 없었는데,모두가 한 생각이 홀연히 일어날 때에 관조(觀
照)를 잃었기 때문에 부득불 있게 된 것이다.선․악․사․정이
있기 때문에 3계(三界)의 번뇌가 생각생각에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여 잠시도 쉬지 않고 성(成)․주(住)․괴(壞)․공(空)이 순환
하여 그치질 않는다.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자비심을 내어 교화
하여 악을 버리고 선을 따르게 하다가 끝내는 선도 잊어버리고
도에 합치되게 했으며,또한 삿됨을 버리고 올바름에 돌아가게
하다가 끝내는 그 올바름마저도 잊어버리고 마음에 회합하게 하
였다.그리하여 한 생각도 움직이지 않고 3계가 텅 비며,한 티
끌도 요동하지 않고 번뇌가 다 없어져 다시 본제(本際)로 되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