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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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93
심을 부리면 교화가 안 되기를 기대하지 않아도 잘 안 된다.우
리는 다음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즉 불조(佛祖)께서 성대
하게 교화를 펴신 뒤로부터 세월이 차츰 흘러 점점 중생들의 근
기가 쇠퇴하게 되자 마침내는 도덕마저도 점점 사라졌다.그런
가 하면 시간이 흘러 세상사가 변화하는 동안에 탐욕과 망령된
행위들은 나날이 더해 가 욕심은 더더욱 많아졌다.
도덕과 욕심과의 관계는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즉 밝음과
어둠이 동시에 한 공간에 존재할 수 없고,물과 불이 같은 그릇
에 담길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지금 수도하는 도량에서 단정
하게 거처하면서도 작은 욕심들을 막을 줄 모르는 것은 참으로
위태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런데 더구나 서로서로 욕심을
부리고 이익으로써 서로서로를 유혹해서야 되겠는가? 잘못을
깨닫기는커녕 오히려 당연하게 여긴다면,바싹 마른 불쏘시개에
횃불을 던진 것과 다름없다.경계(境界)의 바람이 매일매일 불어
와 재앙이 끊임없이 일어나는데도 도리어 근심하지 않고,가만
히 앉아서 교화가 저절로 되기를 기다리는 자는 마치 그물 속에
바람을 채우려는 것이다.이토록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많
이 보게 되니 참으로 슬픈 일이다.
4.선가에서는 왜 의미 없는 말들을 사용하는가?
세간에서 쓰이고 있는 문자와 언어는,그것이 마음속에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