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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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참선경어


             은 처음부터 방편으로 하신 것이다.무슨 까닭인가?본래부터 얽
             매여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18.둔한 근기는 절실하게 노력하라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근기가 둔한 사람이라면 다만 밤낮으로 애써 공부하여 고단함
             도 잠자는 것도 잊고,먹는 것도 마치 부모 상(喪)을 당했을 때처

             럼 해야 한다.이렇게 다급하고 절실하게 일생을 공부하다가 보면
             문득 선지식의 도움을 받을 날이 있을 것이다.이토록 뼈를 깎는
             노력으로 참구해야 무엇인가가 구체적으로 되어 나가는데,하물며

             지금 같아서야 누가 이러한 공부를 감당해 낼 수 있겠는가.”

               나는 이렇게 평한다.
               온 누리 사람이 다 이 공부를 감당해 낼 수가 있다.오직 무지

             (無知)하고 신근(信根)을 갖추지 않은 사람을 빼고는.설사 석가 부
             처님이 빛을 놓아 대지를 뒤흔드는 위엄을 보이신다 하더라도 그
             런 사람을 어찌 하겠는가.




               19.남의 말을 외우려 하지 말라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납자들은 오직 말을 외우는 데 힘써서는 안 된다.이는 마치

             다라니를 외는 것과 같아서 제자리걸음으로 전진하려는 격이다.
             이렇게 입 속에서는 어린애 반벙어리 같은 소리를 중얼거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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