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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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옛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평하는 글 79


             준으로 평가할 수 있겠는가.그런데 ‘빛을 어지럽히지 않는다’거나
             ‘하늘 바탕을 더럽히지 않는다’고 한 것은,‘바깥 경계는 경계일

             뿐이니 그것이 나를 어쩌겠는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26.팔만의 문에 생사 끊겼다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시방(十方)어디에도 그림자가 없고 삼계(三界)에도 자취가 끊

             어졌으며,오고 가는 인연 속에 떨어지지도 않고 중간에도 머무를
             뜻이 없다는 의미는 무엇인가?이 가운데 실오라기만큼이라도 미
             진한 부분이 있으면 마왕의 권속이 될 것이다.이 구절의 속뜻은

             납자들이 알기 어려운 경지이니,이것이 곧 ‘이 한 구절이 하늘에
             닿으니 팔만의 문(門)에 생사 뚝 끊겼다’하는 소식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대목은 ‘이 한 구절이 하늘에 닿으니……’하
             는 부분이다.시방세계 어디에고 실오라기 만한 빈틈과 이지러진
             곳이 없고,터럭 만한 그림자와 자취도 없으니 과연 찬란한 빛으

             로 살아 움직이는 경지라 하겠다.그러니 불조(佛祖)니 중생이니
             할 것 없는 자리에 생사란 또 웬말인가?




               27.분명한 경계라 해도 그것은 생사심이다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가령 가을 물에 비친 달그림자처럼,고요한 밤에 들리는 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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