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P. 78
78 참선경어
24.동(動)이나 정(靜)에 치우치지 말라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움직이면 생사의 본원이 일어나게 되고,조용하면 혼침(昏沈)한
경계에 빠져들게 된다.그렇다고 동(動)과 정(靜)을 모두 쓸어 없애
면 단견[空無]에 떨어지며 두 가지를 다 받아들이면 얼굴만 훤칠
한 알맹이 없는 불성(佛性)이 되리라.”
나는 이렇게 평한다.
납자들이 흔히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나,
조용함이 오래되면 다시 움직일 것을 생각하게 된다.반드시 눈썹
을 치켜세우고 동정(動靜)의 틀을 깨 버려야만 비로소 도인의 공부
가 되는 것이다.
25.무심과 중도의 수행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바깥의 티끌 경계를 마주해서는 죽은 나무나 꺼진 재처럼 되었
다가 마음을 써야 할 때 가서는 중도(中道)를 잃지 말아야 한다.
거울이 모든 물체를 비추지만 빛을 어지럽히지 않고,새가 공중을
날면서도 하늘 바탕을 더럽히지 않는 것처럼.”
나는 이렇게 평한다.
‘죽은 나무나 꺼진 재처럼 하라’함은 무심(無心)하라는 말이고,
‘중도를 잃지 말라’함은 사물에 응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그
러니 어찌 아무 감각 없이 꺼진 재처럼 되어 버린 사람과 같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