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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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옛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평하는 글 75


             어떤 사람에게 붙잡혀서 질문이라도 받게 되면 꼼짝없이 피할 곳
             이 없다.그리하여 발칵 성을 내면서,‘그대는 나더러 지금 선문답

             을 하라는 말인가?’라고 하니,이런 사람에게는 공부하는 일이 매
             우 고통스러울 뿐이다.알겠느냐!”

               나는 이렇게 평한다.
               남의 말이나 외우는 일을 ‘잡독(雜毒)이 마음속으로 들어갔다’고

             하니,그것이 바른 견해를 막기 때문이다.보통 세간에서 글 읽는
             다 하는 사람도 글 자체를 외우는 경우는 많으나,내용을 소화해

             내지는 못하고 있다.그런데 하물며 출세간법을 참구하려는 납자
             가 남이 흘린 침이나 받아먹어서야 되겠는가.




               20.거짓 몸짓으로 법을 보여주는 잘못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선상(禪床)에 앉아 있으면서 선지식(善知識)이라 불리는 어떤
             화상(和尙)들이 있다.그런데 이들에게 법을 물으면,몸을 흔들고
             손을 움직이며 눈을 깜박거리고 혓바닥을 내밀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람을 쏘아보곤 한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이런 무리들은 온몸이 마(魔)이며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니,죽을

             때까지도 시끄러운 속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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