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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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선림보훈 하



            창문을 열지 않았고,겨울에도 불을 때지 않았다.방에서 여유롭
            게 지내며 책상에는 먼지가 가득하였다.한번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납자가 안으로 고명한 지혜와 넓은 안목이 없고,밖으로 엄한

            스승과 좋은 도반이 없다면 큰 인물 되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당시에 상식을 넘어설 정도로 고집스럽기는 영부 철
            각(永孚鐵脚)스님과 같았고,굽히지 않기로는 법수 원통(法秀圓通)

            스님과 같아 모든 사람들이 그의 풍모만 바라보아도 바람에 풀이
            눕듯 하였던 것이다.
               아-아,이 두 노스님은 천 년에 한 번도 있기 어려운 납자의

            귀감이라 하겠다.”                                가암기문(可庵記聞)


                 15.

               자소와 묘희스님,만암스님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앞채 수좌
            오본(悟本)스님에게 문병을 갔다.묘희스님이 “수행자라면 몸이 편
            안해야지 도를 배울 수 있다”라고 하자,만암스님은 곧바로 “그렇

            지 않다.꼭 도를 배우려 한다면 몸 따위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라고 반박하니 묘희스님이 말하였다.
               “이런 꼭 막히고 틀어진 사람 보게나.”

               자소는 묘희스님의 말을 소중히 여기기는 했으나 끝내 만암스
            님의 말이 타당하다고 여겨 아끼게 되었다.                           기문(記聞)



                 16.
               자소가 묘희스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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