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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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좌 음스님 179



            나 수좌는 “성현의 학문은 천성에 근본하였습니다.이렇게 경솔하
            게 해서야 되겠습니까?”하면서 따졌다.

               스님은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했으나 수좌는 그래도 말을 그치
            지 않았다.



                 2.
               만암스님이 말하였다.
               묘희스님이 형양(衡陽)에 귀양가자 시자 현(賢)스님이 깎아 내

            리는 말을 적어서 큰 방 앞에 걸어 보이니 납자들은 부모를 잃은
            듯 눈물을 흘리고 근심스럽게 탄식을 하면서 안절부절못하였다.

               그러자 수좌 음(音)스님이 대중방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인생의 화환(禍患)이란 억지로 면하지 못한다.가령 묘희스님
            이 평생을 아녀자처럼 아랫자리에 매달려 있으면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같은 날은 없었으리라.더구나 옛 성인들
            에게 부응하는 길은 여기에 그치지 않으니 그대들은 무엇이 괴로
            워 슬퍼하는가?

               옛날 자명(慈明)․낭야(瑯王耶)․곡천(谷泉)․대우(大愚)스님이 도
            반이 되어 분양 선소(汾陽善昭:947~1024)스님을 참례하러 가는
            데,마침 서북 지방에서 전쟁을 하였으므로 드디어는 옷을 바꿔

            입고 대열에 끼어서 갔었다.그런데 지금은 경산과 형양은 멀지
            않고 길은 막힘이 없으며 산천도 험하지 않다.묘희스님을 뵙고자

            한다면 다시 무엇이 어렵겠는가.”
               이 말로 온 대중이 잠잠하더니 다음날 줄지어 떠나갔다.
                                                  여산지림집(廬山智林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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