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1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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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암 단일스님 201
5.
옛날 덕 있는 주지는 솔선하여 도를 실천하였고 한번도 경솔
하게 자기 뜻대로 적당히 해치우는 일이 없었다.옛날 분양스님은
상법․말법시대에 심성이 들떠서 납자 교화하기 어려운 것을 매
양 탄식하였다.
이에 자명스님이 말하기를,“이는 매우 쉬운 일인데도 문제는
법을 주관하는 자들이 잘 인도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하자,분양스님은 말하였다.
“순수하고 성실한 옛사람도 2,30년을 지내고서야 도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자 자명스님은 말하였다.
“이는 훌륭한 성인의 얘기가 아닙니다.열심히 도에 매진하는
자라면 천일 공부면 됩니다.”
사람들은 헛소리라 여겨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그리고 분양
지방은 매우 추웠으므로 여기서 야참(夜參)을 마쳤다.이역의 어떤
비구가 분양스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모임에는 보살[大士]이 여섯이나 있는데 왜 법을 설하지
않는지요?”
그러더니 천일이 못 된 3년 안에 과연 여섯 사람이*도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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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었다.분양스님은 이 일로 게송을 지었다.
호승(胡僧)지팡이의 광채
*자명 원(慈明圓)․대우 지(大愚芝)․낭야 각(瑯王耶覺)․곡천 도(谷泉道)․법화
거(法華擧)․천승 태(天勝泰)스님을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