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4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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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선림보훈 하
느리며,한편 납자들도 세력과 이익을 끼고 큰스님을 섬기는 경우
를 보게 된다.주인과 객이 서로 이익을 다투고 상하가 속이고 업
신여기니 어떻게 불교가 일어나고 총림이 성대해지겠는가.”
여매산윤서(與梅山潤書)
8.
말로 사람을 감동시키려면 진실하고 간절해야 한다.말이 진
실․간절하지 못하면 받는 느낌도 따라서 얕으리니 어떤 사람이
그런 말에 기꺼이 감동하겠는가.옛날 백운(白雲)스님께서 나의 스
승(불지 단유스님)을 전송하실 때 사면(四面)에 머무르시면서 당부
하셨다.
“조사의 도가 해이해져서 쌓아올린 달걀마냥 위기에 처해 있으
니,함부로 방일하며 헛되게 세월만 보내고 지극한 덕을 무너뜨려
서는 안 된다.넓게 받아들이는 도량으로 세상을 이익케 하고 중
생을 보존할지니,이렇게 하여 불조의 은혜에 보답하거라.”
당시 이 말을 들은 자들은 누구라서 감동하지 않았겠는가.
투자(投子),그대는 지난날 부름을 받고 대궐로 들어가 천자를
대면하였으니 실로 불교 집안의 다행이라 하겠다.자기를 낮추고
도를 높여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지 자신을 뽐내고
자랑해서는 안 된다.
예로부터 선철(先哲)들은 겸손과 공경으로 자기를 보존하고 덕
을 완전히 하였으며,세력과 지위를 영화롭게 여기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드디어 청아함은 한 시대를 진동하였고,아름다움은 만
세토록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이제 내 죽을 날이 멀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