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7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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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당 도창스님 207



            의 유풍(遺風)이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총림이 쇠퇴하여 납자들이 재능에 능한 것만을 귀하

            게 여기고 절개 지키는 것을 천시한다.들뜨고 화려한 것을 숭상
            하고 진실․소박을 가벼이 여기기를 날로 달로 더하여 점점 더

            경박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처음에는 일시적인 편안함만 훔치는
            정도였다가 빠져들어 익숙해진 지가 오래되면 으레 그런 것이려
            니 하고 비리(非理)로 여기지 않게 된다.그리하여 윗사람은 아랫

            사람을 두려워하며,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평소에는 달콤한 말로 굽신거리며 아첨하다가 틈이 생기면 사
            나운 마음과 속임수로 서로를 해친다.여기에서 일을 이룬 사람은

            훌륭하다 하고 패한 자는 어리석다 하며 존비(尊卑)의 질서나 시
            비(是非)의 이치를 다시는 묻지도 않는다.일단 상대방에서 그렇게
            하고 나면 이쪽에서도 똑같이 본받으니,아랫사람이 말하고 나면

            윗사람이 그를 따르며 앞에서 행하고 나면 뒤에서 따라 익힌다.
               아-아,성인이신 우리 스승이 원력을 바탕으로 백 년 공부를

            쌓지 않으셨다면 이 고질화된 폐단을 개혁할 수가 없으리라.
                                                  여순화상서(與舜和尙書)


                 2.

               월당스님이 정자원(淨慈院)에 머무른 지가 매우 오래되었다.어
            떤 사람이 “스님께서는 도를 수행하신 지가 여러 해가 되었는데

            도 문하에는 제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지 못하였습니다.이는 묘담
            (妙湛)스님을 저버리는 것이 아닌지요?”하고 말하자,스님은 대꾸
                     61)
            도 하지 않았다.뒤에 거듭 이를 따지자 스님은 이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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