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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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 운분스님 213



            한 자의 경우이겠는가.
               아-아,옛날도 지금과 같으니 그 사정은 마찬가지다.기어코 약

            산․풍혈스님을 기다려 스승 삼으려 한다면 천 년에 한 번 만날
            것이며,꼭 대매․자명스님을 도반으로 의지하려 한다면 백 년에

            한 번쯤 나올 것이다.
               모든 일은 은미한 곳으로부터 현저한 데에 이르며,공은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을 이루는 법이니,배우지 않고도 성취하고 수행

            하기에 앞서 먼저 깨친 자를 보지 못하였다.이 이치를 깨닫는다
            면 스승을 구하고 벗을 선택하며 도를 배우고 덕을 닦는 일이 가
            능하리라.그렇게 되면 천하의 일 중에서 무엇을 시행한들 되지

            않겠는가.
               옛사람은 말하기를 ‘사람 알아보기가 참으로 어려우니 이 일은
            성인도 부족하다 여기셨다’하셨는데,하물며 그 나머지이겠는가.

                                                      여죽암서(與竹庵書)


                 3.

               교외별전(敎外別傳)의 도는 지극히 간요(簡要)하여 애초에 아무
            말이 없었다.앞사람들은 의심 없이 실천하고 꾸준히 지켜 나갔
            다.

               그러다가 천희(天禧:1017~1022)연간에 설두(雪竇)스님이 박
            식과 말재주로 의미를 아름답게 한답시고 손을 대어 희롱을 하였

            으며,참신하게 한답시고 교묘하게 다듬으며 분양(汾陽)스님을 계
            승,송고(頌古)를 짓고 당세의 납자를 농락하니 종풍(宗風)이 이로
            부터 한 번 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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