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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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다[混不得類不齊]’라는 말이 있다.





              53.남악 복엄사의 스님들/운봉 문열(雲峯文悅)스님



               운봉 문열(雲峯文悅:998~1062)스님이 두 번째로 늑담사(泐潭
            寺)를 찾아갔을 때,황룡 혜남(黃龍慧南)스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서로 헤어진 후의 지난 이야기를 나누며 매우 기뻐하며 오래 머무
            르면서 혜남스님에게 석상사(石霜寺)자명(慈明:987~1040)스님을
            다시 한 번 만나보도록 권하였다.이에 혜남스님은 석상사에 가서

            산아래 객사에 묵었다.그런데 그곳에서 자명스님이 평범하고 소탈
            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을 후회하여 그의 문 앞에까지 가보
            지도 않고 곧바로 남악(南岳)복엄사(福嚴寺)에 이르러,한 달도 못
            되어 기실(記室:서기)을 맡아보게 되었다.그러던 어느 날 그곳의

            장로(長老)지현(智賢)스님이 돌아가시자 고을에서 자명스님을 그곳
            의 주지로 임명하였다.이에 야참(夜參)법문에서 여러 총림의 잘못

            된 견해를 비난하는 설법을 처음으로 들었는데 모두가 평소에 어렵
            게 얻은 요체들이었다.그리하여 감탄해 마지않고 정성을 다하여 도
            를 물으려고 세 차례 찾아갔으나 그때마다 꾸지람만 듣고 물러났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여 맡은 일을 모두 되돌려주고 그 이튿

            날 다시 찾아갔지만 자명스님의 꾸지람은 여전하였다.
               황룡스님이 말하였다.

               “저는 다만 깨닫지 못하였기에 찾아와 물은 것입니다.선지식께
            서는 마땅히 방편을 베풀어 주셔야 하는데도 가르쳐 주시지는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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