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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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03



              55.삼생장의 주장자



               어느 스님이 한번은 삼생장(三生藏)*에 올라가 사대(思大:南嶽
                                               18)
            慧思스님)스님께서 평소 짚으셨던 주장자[錫杖]를 뽑아 들었다가 다

            시 세워 놓으려 하였지만 온갖 의심이 생겨 결국 바로 세워 놓지
            못하다가 갑자기 스스로 생각하되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하고 곧
            석장을 들어 도로 놓으니 석장은 기울지 않고 똑바로 세워졌다 한

            다.그가 나에게 그 까닭을 묻기에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주장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일에 마음이 일면 바로 착
            오가 생겨나는 법이다.그렇다면 예를 들어 아이들이 종이 자르는

            모습을 보아라.마음을 내면 실수를 하지만 아무런 마음 없이 자르
            면 전혀 어려움 없이 똑바로 잘라지는 것이다.그러므로 도를 닦는
            사람은 잠시라도 관조(觀照)를 떠나서는 안 된다.”





              56.불법의 첫 관문/수능엄경



                수능엄경 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떠다니는 온갖 티끌과 모든 환화상(幻化相)이 그 자리에서
            발생되었다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줄을 전혀 모르는구나[汝元不

            知 一切淨塵 諸幻化相 當處出生隨處滅盡].”
                열반경 에서는 말하였다.


            *남악(南嶽)의 남태사(南台寺)와 복엄사(福嚴寺)중간에 있는 혜사(慧思)의 삼생
              (三生)을 기념하는 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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