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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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95
49.다비장에서 법을 보여줌/운암(雲庵)스님
운암(雲庵)스님이 귀종사(歸宗寺)의 주지로 있을 무렵 법안(法眼)
스님의 다비를 보내자마자 때마침 비가 개인 뒤라 진흙수렁이 되어
매우 질퍽거리고 미끄러웠으므로 그만 길에서 엎어졌다.그러자 대
중 스님들이 다투어 그를 부축하여 일으켰다.다비에 불을 붙이고서
말하였다.
법안스님의 다비에
나,귀종은 나자빠졌으니
대중에게 드러내 보이려 하나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法眼茶毗 歸宗遭攧
呈似大衆 更無可說
50.망상과 전도로 때를 놓침/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
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이 참동계(參同契)를 지어 놓고 맨 끝
을,‘선승들이여,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시오’라고 맺었는데,법안
(法眼)스님은 여기에 ‘그만하시오.그만하시오.은혜가 너무 크니 보
답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주석을 붙였다.이를 보면 법안스님은 선배
큰스님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라 하겠다.
중생은 일상에서 망상과 전도(顚倒)로 광명을 스스로 가리는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