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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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99



            쌍림(雙林)스님이 다시 그 주석에 설명을 붙임으로써 무착스님은 법

            을 설하는 법신[言說法身]이라 여겨지게 되었다.
               그 뜻은 다음과 같다.
               “뗏목이란 언설(言說)을 비유한 것이니 많은 사람들이 모두 말을

            사용하지만 부류가 다른 것처럼 뗏목도 강물 위를 떠가는 것이지만
            실제로 머무르지 않는 것과 같다.법이 아닌 것은 양편에 치우침[二
            邊]이다.뗏목에 있다 해도 같지 않은데 어떻게 양편[二邊]에 머무

            를 수 있겠는가?그러므로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야…’라고 말씀하
            신 것이다.”
               쌍림스님은 이 주석에 대하여 게를 지었다.



                 강을 건너려면 모름지기 뗏목이 있어야 하지만
                 언덕에 이르면 배는 필요없는 법
                 아집이나 법집을 모두 집착이라 이름하지만
                 이치를 깨달으면 뉘라서 힘들게 설명을 하랴
                 물 한가운데 이미 빠진 사람에게
                 누가 두 언덕이 있다고 말하는가
                 ‘유․무’가운데 한쪽을 선택한다면
                 곧 마음이 더럽혀지리라.

                 渡河須用筏 到岸不須船
                 人法俱名執 悟理誰勞詮
                 中流仍被溺 誰論在二邊

                 有無如取一 卽被汚心田


               그러므로 조동종의 종지에는 ‘뒤섞지 말지니 유(類)가 다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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