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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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05
불하면서 사리를 내려달라 기원하였다.그러나 7일이 다 되어도 아
무런 효험이 없자 스님은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하였는데 21일이
되던 날,갑자기 병 속에서 땡그랑 하는 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과
연 사리가 담겨 있었다.이를 손권에게 보여주자 여러 신하들과 한
데 모여 사리를 살펴보니 사리에서는 오색영롱한 빛이 눈부시게 비
치었고,그는 몹시 놀라며 ‘보기 드문 상서’라 하였다.
담제(曇諦:?~453)스님의 부친 융상(肜常)이 기주(冀州)별가(別
駕)로 있을 때의 일이다.그의 모친 황씨(黃氏)가 낮잠을 자는데 어
느 스님이 어머니라 부르며 불자(拂子)하나와 쇠로 조각한 문진(文
鎭)두 개를 주는 꿈을 꾸었는데 깨어나니 두 가지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그로부터 임신을 하게 되어 담제스님을 낳았다.이 두
가지 물건은 담제의 전신(前身)굉각(宏覺)스님이 살아 계셨을 때,
요장(姚萇)을 위하여 법화경을 강설하자 요장이 굉각스님에게 바친
예물이었으며,굉각스님이 입적한 날이 바로 황씨의 꿈에 물건을 전
해 준 그날이었다.
회스님은 정성이 지극하여 살아 생전에 사리를 얻을 수 있었고,
담제스님은 큰 서원(誓願)을 세웠으므로 죽으면서도 그 물건을 전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아!진실한 정성과 큰 서원으로도 생사를 마음대로 뒤바꿀 수 있
는데 하물며 마음의 성을 지키는 사람[護心城者]이야 어떠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