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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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에 때를 놓치는 수가 많으니 이를 가리켜 세월을 헛되이 보낸다

            고 하는 것이다.도가 있다는 사람이란 별다른 게 아니라 그 마음을
            잘 쓰는 자일 뿐이다.
               그러므로 조주(趙州)스님은 말하였다.

               “모든 일에 있어서 옛일을 그대로 이어가면 될 뿐이다.윗대부터
            많은 성인들도 옛일을 그대로 이어가는 가운데에서 도를 얻었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는 말하였다.

               “중생의 마음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과 같아서 진흙 자르는 데
            쓰면 진흙은 끄떡없고 칼만 무디어질 뿐이다.마찬가지로 본체[理
            體]는 항상 오묘하지만 중생 스스로가 거칠게 만든 것이니,잘 사용

            하기만 하면 바로 본래의 오묘함에 부합되는 것이다.”
               또  수능엄경 에서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말씀하시기를,‘비유하자면 거문고와

            공후와 비파에 비록 오묘한 소리가 있다 하여도 오묘한 솜씨를 지
            닌 손가락이 없다면 결국 아름다운 소리는 나오지 않는 것처럼,너
            와 중생도 그러하여서 값진 깨달음인 참마음[寶覺眞心]은 다 각기

            원만하되 내가 손가락을 누르면 해인(海印)이 빛을 뿜지만 네가 잠
            시라도 마음을 들면 번뇌가 먼저 일어나리라’하셨다.”

               또한  화엄게(華嚴偈)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부처의 경계를 알려고 한다면
                 그 마음을 허공처럼 청정케 하라
                 망상과 온갖 견해를 멀리 여의면
                 마음 가는 곳마다 아무 장애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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