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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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유하자면 거센 불길이 땔감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서

            불이 나와 다 타면 그것을 이름하여 땔감을 태웠다고 한다[猛火不
            能燒薪 火出木盡 名爲燒薪].”

                반야등론(般若燈論)에서는 말하였다.
               “6근(根)과 6경(境)은 같은 이치이다.그러나 지혜 있는 자들은
            어찌하여 그처럼 놀라는가?[根境理同然 智者何驚異]”
               납자들이 이것을 철저히 깨닫는다면 비로소 불법의 첫 관문[阿字

            法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57.강승회와 담제스님의 영험전



               강승회(康僧會)는 천축(天竺)스님이다.오(吳)나라 적오(赤烏)10
            년(247),처음 건업(建業)지방에 작은 암자를 지어 불상을 모셔 놓

            고 불법을 펴자 손권(孫權)이 수상하게 여겨 그를 불러들여 물었다.
               “불도를 믿으면 어떠한 영검이 있는가?”

               “ 여래께서 열반하신 지 어느덧 천 년이 지났지만 유골인 사리는
            사방으로 신비한 빛이 나니,지난날 아육왕(阿育王)이 8만 4천 곳에
            탑사(塔寺)를 세운 것은 여래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드러내는 징표입
            니다.”

               “ 만일 사리가 나온다면 마땅히 탑을 세우겠지만 허튼 소리를 지
            껄였다면 형벌에 처할 것이다.”

               이에 스님은 7일 간의 여유를 달라 청하고 곧 그의 제자들과 함
            께 깨끗한 방을 꾸며 구리병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향을 사르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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