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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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화경 이오.”
               “ 옛 고승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대개는 담소하다가 열반하는데,
            무슨 수로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 정혜(定慧)의 힘이오.”

               “ 요즘 세상엔 그런 인물이 없이 쓸쓸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노승이 웃으며 말하였다.
               “옛사람들은 생각생각이 오로지 정혜에 있어서 임종 때에도 어

            지러움이 없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생각생각이 오로지 산란하니 임
            종 때에 어떻게 안정될 수 있겠습니까?”
               이 말에 문충공은 크게 놀라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날 사희심(謝希深)이 이 일을 기록한 적이 있다.




              60.지언 법화스님의 자재행/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



               지언 법화(志言法華)스님은 용모가 예스럽고도 괴상하였다.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때때로 혼자서 중얼거리고 웃으
            면서 저자거리를 돌아다녔다.도포자락을 걷어붙이고 달린다거나 또
            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엇을 그린다거나 아니면 한참 동안 우두커
            니 서 있기도 하고,고깃집․술집을 전전하며 음식을 가리지 않았

            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 중’이라 불렀다.
               회(懷)스님이 출가하기 전에 지언 법화스님은 그를 보고 등을 어

            루만지면서,“덕산․임제로다”한 적이 있었다.
               또 승상 여허공(呂許公)이 불법의 대의(大意)를 묻자,“본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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