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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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07
해석하는 바이다.
차고 뜨겁고 멀고 가깝다는 것으로 의문만을 더하니
대답 없는 그것이 아픈 데를 찌르는 송곳
어린아이 말을 따라 끊임없이 지껄여대나
공자가 어찌 옛일을 몰라 그랬으랴.
涼溫遠近轉增疑 不答當渠痛處錐
尙逐小兒爭未己 仲尼何獨古難知
59.구양수를 감복시킨 설법/구양 문충공(歐陽文忠公)
구양 문충공(歐陽文忠公:歐陽修)이 낙양에서 벼슬하던 때,어
느 날 숭산(崇山)을 유람하는 길에 노비와 관리를 모두 물리치고 홀
가분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 어느 산사에 이르렀다.안으로 들어서니
말쑥한 대나무 숲이 뜨락에 가득하고 맑은 서리 속에 새소리 지저
귀는 경관은 그지없이 맑기만 하였다.문충공이 법당 계단에 앉아
쉬노라니 곁에 노승 한 분이 불경을 읽고 있었는데,그 모습이 너무
나도 태연자약하였다.스님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돌아본다거나 대답
하는 일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문충공이 이상하게 여기며
말하였다.
“도인께서는 산에 계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매우 오래됐소.”
“ 무슨 경을 읽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