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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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은 마음으로 종지를 삼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볼 때 남악 회양(南嶽懷讓)스님 또한 관음보살의 응신이라
            하니,그 뜻을 음미해 보면 함부로 한 말이 아닐 성싶다.





              75.빗자루를 외우며 깨침



               어느 스님이 나에게 물었다.
               “예컨대 ‘수행을 많이 한 사람도 인과(因果)에 떨어집니까?’라고
            물으면,어느 사람은 ‘떨어지지 않는다’하고 어느 사람은 ‘어둡지

            않다’합니다.또한 ‘무엇이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천수천안[大悲
            千手眼]입니까?’라고 물으면,누구는 ‘자기 온몸[通身]이 다 천수천
            안’이라 답하고,들은 말이 있는 사람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
            으니 그것은 어디에나 두루한 몸[徧身]이다’합니다.또 누가 ‘무엇

            이 부처입니까?’라고 물으면 어느 사람은 ‘악취 나는 고깃덩이에 쉬
            파리가 몰려든다’하고 들은 말이 있는 사람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

            지 않는다.상처 입은 당나귀 등뼈에 쉬파리가 우글거린다’합니다.
            또한 누군가 ‘영초(影草)삼아 질문 하나를 던질 때에는 어떻게 하
            겠는가?’라고 물으면,어느 사람은 ‘굳이…’라 하고,들은 말이 있는
            사람은 ‘어째서 그럴 필요 없다라고 대답하지 않는가?’하였습니다.

               여러 노스님들의 이러한 설법을 무엇으로 우열을 구분하고 근본
            종지를 알 수 있습니까?그분들은 법에 대해 막힘이 없이 모든 언

            어를 가릴 것 없이 손 가는 대로 들어올린 경우입니까?아니면 그
            모두가 문답을 저울질하여 한푼 한치 비교하는 것으로써 기연에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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