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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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31
77.수산스님의 전법강요/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
지난날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은 법을 전수하는 요점[傳法綱
要]을 게송으로 읊은 적이 있다.
쯧쯧!못난 낭군이여
기연(機緣)이 오묘하여 아는 이 없어라
봉림관을 깨부수고
물 위에 신을 신고 서 있네.
咄咄拙郞君 機妙無人識
打破鳳林關 穿靴水上立
쯧쯧!어여쁜 아가씨여
베틀을 세워 두고 베 짤 줄을 모르는구려
닭싸움을 뚫어지게 보느라고
물소를 알지 못하였네.
咄咄巧女兒 停梭不解織
貪看鬪鷄人 水牛也不識
뒷날 분양 무덕(汾陽無德:善昭)스님이 이 게송에 주석을 붙였
는데도 납자들은 그 뜻을 깨닫지 못하였다.이로써 살펴보면 신령스
럽게 깨닫고 훤출히 벗어나던 옛사람의 바탕을 요즈음 사람으로서
는 매우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내 일찍이 안타까워하
며 그 게송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