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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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33




              78.알음알이로 이해하는 것을 경계함/조계 육조(曹溪六祖)스님



                대반야경(大般若經)에 이렇게 말하였다.
               “많은 천자(天子)들이 ‘모든 야차들의 말과 주문은 은밀하지만
            알 수는 있다.그러나 선현(善現:수보리)존자가 이 반야바라밀다
            (般若波羅密多)에 대하여 보여주신 갖가지 말씀을 우리로서는 도저

            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하자 선현존자는 그들의 마음을 알고 말하였
            다.
               ‘너희 천자들은 나의 설법을 알지 못하느냐?’

               ‘ 그렇습니다.’
               장로(長老)선현존자가 다시 말하였다.
               ‘내 일찍이 이에 대하여 한 글자도 설법한 일이 없으므로 너희

            또한 듣지 못하였을 것이니 무엇을 알 수 있겠는가.무슨 까닭일까?
            매우 심오한 반야바라밀다는 문자와 말을 멀리 떠났기 때문이다.그
            러므로 여기에서는 말하는 자나 듣는 자,그것을 이해하는 사람까지

            도 모두 있을 수 없다.일체 여래 응정등각(應正等覺)께서 깨달으신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도 마찬가지로 그 상(相)이 매우 심오하
            다.”
               조계(曹溪)스님이 입적할 무렵에야 바야흐로 그 가르침을 모두

            말씀하신 것은 대승의 종성이 익어졌음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러므
            로 어느 스님이 ‘신주(新州)로 돌아가려는’뜻을 묻자* “나뭇잎이
                                                              21)

            *선천(先天)2년(713)7월 1일에 육조가 문도들에게 말하기를,“나는 신주(新州
              :육조의 아버지가 여기로 귀양왔었다)로 돌아가겠으니 서둘러 나룻배를 준비
              하여라”하니,문도들이 울면서 “스승께서 이제 떠나시면 언제나 오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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