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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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르자 의우스님이 물었다.
“전해들은 말로는 스님께서 요사이 토굴을 짓는다 하는데 공사
를 마쳤소?”
“ 이미 마쳤습니다.”
“ 인부가 얼마나 들었소?”
“ 수백 명이 동원되었습니다.”
이 말에 의우스님은 화를 내며 말했다.
“매우 좋은 토굴이겠구먼!”
그러자 회당스님은 손을 어루만지며 웃으면서 말하였다.
“모든 사람의 의심을 사게 되었소!“
임종할 때 사람을 보내 서덕점(徐德占)을 부르니 그가 영원(靈源)
스님과 함께 달려가 그곳에 막 도착했을 때 스님께서는 침실에 앉
아 사중의 일과 기물 등을 감사(監寺)에게 맡기면서 당부하였다.
“내 이곳에 주지로 부임한 후 오늘까지 사중의 재산을 아끼고
보호하느라 스스로 이 일을 항시 맡아 왔지만 이제는 떠나가니,그
대들이 이 사찰을 빛내도록 하라.”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주장자를 들어 보이며 말하였다.
“해보라!이것을 누구에게 전할 것인가를.”
대중이 대답하지 못하자 주장자를 집어던지고 선상 위에 누워
팔을 베개삼아 고요히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