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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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37



              82.백운 수단스님의 수행 이력



               백운 수단(白雲守端:1025~1072)스님은 동오(東吳) 사람으로

            서여산(西余山)에 머무르고 있을 때 사자춤놀이를 보고서 깨쳤다.
            그리하여 흰 옷감에 사자 가죽처럼 알록달록한 물감을 들여 입었다.
            혹 법당에 올라 납자를 맞이할 때면 이 옷을 펼쳐 보이고,눈 내리

            는 아침이면 껴입고 성안으로 들어가니 어린아이들이 떠들어대며
            뒤따랐다.돈을 얻으면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에게 모두 보시하
            는 것이 연례 행사가 되었다.

               그가  법화경 을 염불하면 효과가 있으므로 호상(湖上)지방 사
            람들은 앞을 다투어 스님을 맞이하였다.스님은  법화경 을 펼쳐
            놓고 몇 구절 읽은 후엔 덥석 돈을 집어넣고 떠나 버렸으며,그리고

             어부사(漁父詞)를 곧잘 노래하여 달이 밝으면 새벽녘까지 흥얼거
            렸다.
               그 당시 회두(回頭)라 불리는 미치광이 중이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당시의 속인배들을 부추겼고 사대부 또한 그의 경망한 행동을
            만족해하였다.그가 윤주(潤州)태수 여공(呂公)과 함께 고기를 먹는
            찰나에 스님께서 곧장 그 자리로 달려들어가 그를 가리키며 따졌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어느 것이 부처인가?”

               이에 회두스님이 난처해하며 대답하지 못하자 스님은 그의 머리
            통을 쥐어박아 넘어뜨린 뒤 떠나 버렸다.

               또 불탁(不托)이라는 미치광이 중이 있었는데 그가 수주(秀州)에
            서 설법하니 온 성안 사람이 나와 경청하였다.스님은 그곳으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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