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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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53
미에 몇몇의 법손(法孫)을 나열하고 있는 중에 스님의 이름이 끼어
있다.또 규봉(圭峯)스님이 재상 배휴(裵休)에게 불법의 뜻을 대답하
는 편지에서 마조스님의 전법제자 여섯 사람을 열거하였는데,맨 처
음 ‘강릉 도오(江陵道悟)’라 하고 그 아래에 ‘경산스님에게 도를 얻
었다[兼稟徑山]’고 주석을 붙였다.그러니 요즈음 운문종과 임제종
에서 부질없이 자기네 조사라 우기는 것은 웃기는 짓이다.
25.종밀스님의 전요 를 평함/규봉 종밀(圭峯宗密)스님
초당(草堂:780~841,圭峯宗密의 법호)스님은 전요(牋要)에
서 이렇게 말하였다.
“마음 바탕[心體]의 신령한 지각[靈知]은 어둡지 않아서,투명하
고 맑으며 전혀 차별된 상(相)이 없는 보배구슬과도 같다.이렇듯
그 체(體)가 밝은 까닭에 사물을 대하면 모든 색상(色相)이 그대로
나타나며 색상은 갖가지로 다르나 구슬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그러
므로 까만 구슬을 보고 구슬이 까맣다고 말하는 것은 구슬을 바르
게 본 사람이 아니며,그렇다고 까만 색상을 떠나서 구슬을 찾는 것
또한 구슬을 바르게 본 사람이 아니다.또한 구슬이란 밝은 빛도 까
만 빛도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구슬을 바르게 본 사
람이 아니다.
마조스님께서 ‘거짓으로 참을 밝힌다[卽妄明眞]’하심은 바로 까
만 것을 구슬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으며,북종 신수(北宗神秀:?~
706)스님께서 ‘거짓된 것을 모두 없애야 바야흐로 각성(覺性)을 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