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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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하심은 망령을 떠나서 참을 추구하는 것이니,이는 까만
색을 떠나서 구슬을 찾는 것이며,우두(牛頭)스님께서 ‘모든 것은 꿈
과 같아서 본래 아무 일 없으니 참이니 망령이니 하는 것은 모두
없는 것이다’함은 바로 밝은 빛도 까만 빛도 아무 빛도 없는 그것
이 구슬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그러나 유독 하택 신회(荷澤神
會:670~762)스님만은 ‘공한 모습[空相處]에서 알고 보고 하는 것
[知見]을 가리켜 완전한 앎[常知]’이라 하니 이야말로 구슬의 본체
를 바로 보고 갖가지 색을 돌아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종밀(宗密)스님이 마조스님의 가르침을 까만 구슬에 비유
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마조스님이 ‘거짓으로 참을 밝힌다’
하신 말씀이 방편설이라는 점은 불법이 무엇인가를 조금만큼만 아
는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다.마조스님은 성사(聖師:반야다라)의
예언대로 태어나 중국의 법왕이 되었고*그의 문하에서는 남전(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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泉),백장(百丈),대달(大達:汾州無業 하권 21번 참조),귀종(歸宗)
스님과 같은 큰스님들이 배출되었는데,그들은 삼장(三藏)을 널리
섭렵하여 참과 거짓[眞妄]에 대한 말씀을 깊이 깨달았다.그런 분들
이 마조스님을 스승으로 높이 모셨는데 그의 도가 어떻게 검은 구
슬에 불과하겠는가?
또한 우두스님의 “모든 것은 꿈과 같아서 참과 거짓이 모두 없
다”는 말도 매우 잘못된 것이다.우두스님의 심왕명(心王銘)을 살펴
보면,
*육조스님이 남양 회양스님에게 말하였다.“인도 반야다라(般若多羅)삼장이 예
언하기를 ‘그대(회양)의 제자 중에 망아지 하나가 나와 세상사람들을 다 밟아
죽일 것이다’하였으니,자네는 속으로 유념해 두고 성급하게 발설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