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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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57
처음이 없으면 끝도 없지만
끝이 있다면 처음도 있어야 하리
처음도 없고 끝도 없다면
계속 이 이치에 어리둥절할 것이니
바라건대 현묘한 도를 열어 보여
이 이치를 깨쳐 생사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眞法性本淨 妄念何由起
從眞有妄生 此妄何所止
無初卽無末 有終應有始
無始而無終 長懷懵玆理
願爲開玄妙 析之出生死
청량국사는 이에 대하여 이러한 게송을 붙였다.
참법을 미혹하면 망념이 생겨나고
참법을 깨달으면 당장에 망념이 그친다
미혹하지 않을 곳에서 미혹되니
어떻게 영원히 참다운 법과 같을 수 있을까
여지껏 한번도 깨닫지 못하여
‘망념은 시작도 없다’고 말하네
망념이 본디 참다운 법임을 안다면
이야말로 변함없고 묘한 도리니
분별이 마음에서 떠나지 못하면
어떻게 생사를 벗어날 수 있으랴.
迷眞妄念生 悟眞妄卽止
能迷非所迷 安得長相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