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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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55






                 앞생각이란 허공과 같아
                 안다 하면 종지를 잃고
                 분명히 경계를 비추면
                 비추는 족족 어두워지니
                 이리저리 비춤이 없어야
                 가장 미묘한 깨달음이다
                 법을 안다 하나 알 것이 없고
                 알음알이가 없어야 요체(要諦)를 알게 되리라.

                 前際如空 知處迷宗
                 分明照境 隨照冥濛
                 縱橫無照 最微最妙
                 知法無知 無知知要



            라고 하여 지견(知見)병폐를 낱낱이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하택
            신회스님은 공공연히 지견을 인정하니,두 스님의 우열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그런데도 우두스님을 ‘마치 밝음도 어둠도 모두 없

            는 것을 구슬이라 생각하는 자’라 평가하니,이는 우리를 거듭 속이
            는 말이 아니겠는가?
               북종 신수스님의 이론이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것은 삼척동자

            도 모두 알고 있다.그러나 이를 논하려면 마땅히 그가 무슨 마음에
            서 이런 말을 하게 되었는가를 논하여야 한다.신수스님은 오조 홍
            인(弘忍)스님의 으뜸가는 수좌로서 돈종(頓宗:돈오의 종지)을 곧바

            로 가리킨 일이 있다.비록 그의 근기가 오조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
            만 견문과 참선(參禪)을 매우 열심히 닦았던 그가 점수(漸修)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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