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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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루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이다.

               땅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사자나 탐간영초 같다는 것에 대하여
            후학들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조차 모르고 있는데,어떻게 그 뜻을
            알 수 있겠는가?‘이는 옛사람이 방편으로 마련해 놓은 일시적인 말

            이니,물을 것이 있겠는가?’하는 정도로 생각한다면 임제스님의 말
            씀은 헛소리가 되는 것이다.
               이제 스님의 게송을 여기에 적어 보기로 한다.



                 금강왕의 보검을
                 당당하게 드러내 보이니
                 조금치라도 입을 나불거리면
                 곧장 그 칼날에 다치게 되리.

                 金剛王劍 覿露堂堂
                 才涉唇吻 卽犯鋒鋩


                 땅에 웅크리고 앉은 사자는
                 본디 보금자리가 없으니
                 둘러보는 사이에
                 번뇌가 스며들었네.

                 踞地師子 本無窠臼
                 顧佇之間 卽成滲漏


                 탐간영초를



              방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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