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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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77



                 손을 뻗어 호랑이 수염을 훑었다가
                 하마터면 귀를 물어뜯길 뻔했지

                 대공(大空)이니 소공(小空)이니 하며
                 범이다 그대이다 하니
                 사비(師備)와 굉각(宏覺)같은 이만이
                 겨우 그 꼬리를 잡을 수 있었네
                 아!오늘날의 납자들은
                 반들반들한 눈으로
                 호랑이 껍데기만 볼 줄 아니
                 어떻게 진짜 호랑이를 알겠는가
                 내,스님의 영정 앞에 절을 올리오니
                 살아 있음도 죽음도 아니외다
                 백척간두에
                 뽀얀 발 먼지 풀썩풀썩하는구나.

                 長沙大蟲 聲威甚重
                 獨眠空林 百獸震恐
                 寂子兒癡 見不知畏
                 引手捋鬚 幾缺其耳
                 大空小空 是虎是汝
                 如備與覺 可撩其尾
                 嗟今衲子 眼如裵旻
                 但見其彪 安識虎眞

                 我拜公像 非存非沒
                 百尺竿頭 行塵勃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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