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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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아니고,남[他]에 의하여 나는 것도 아니며,자(自)와 타(他)가 함

            께하는 데서 나는 것도 아니고,원인 없이 나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
            로 무생(無生)이라 한다’고 하셨다.”
               불조의 말씀으로 심법(心法)의 오묘한 이치를 이야기하자면 청정

            하고 또렷이 나타나 손바닥 위의 물건을 보듯 의심할 바 없다.그러
            나 말세 중생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것은 미혹한 망념이 매우 성
            하기 때문이지 그들이 익히 들어 왔던 것 때문이 아니다.스님께서

            이를 가엾게 여기사 익혀 온 경계로써 이를 비유하시기를,‘마음이
            일어나면 꿈이나 헛것,허공꽃이 따라 일어나며,몸이 생겨나면 산
            하대지와 삼라만상이 따라 생긴다’하셨으니,정말로 훌륭한 말씀이

            다.이는  수능엄경 , 중관론(中觀論) 과도 일치되는 법문이다.
               스님께서는 대적(大寂:마조)스님의 법손(法孫)이요,남전(南泉:
            748~834)스님의 법제자이며,조주(趙州:778~897)스님의 사형(師

            兄)이시다.장사 녹원사에서 개법하시니,당시의 납자 중에 앙산 혜
            적(仰山慧寂:803~887)스님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은 분도 오히려
            그에게 굴복되어 스님을 ‘대충(大蟲:호랑이)스님’이라 불렀다.

               이에 찬을 쓰는 바이다.


                 장사땅 호랑이
                 위엄과 명성이 매우 드높으시어
                 텅 빈 숲 속에 잠을 자도
                 온갖 짐승은 몸을 움츠리고 겁에 질리는데

                 멍청한 아이 혜적이
                 무서운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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