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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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79




              39.고려의 승통을 맞이함/유성(有誠)스님


               동경(東京)각엄사(覺嚴寺)유성(有誠)스님은 오랫동안 화엄경을

            강의하여 많은 학자들이 모여들고 명성이 드높았다.스님의 인품은
            순박하여 꾸밈이 없었으며 고고한 행실과 원대한 식견을 갖추어 근
            대 강사로서는 가장 훌륭하였다.원우(元祐)초(1086)에 고려 승통

            (僧統:大覺國師 義天)이 바다 건너 중국을 찾아와 현수(賢首)스님
            의 가르침을 전수받은 후 본국으로 돌아가 이를 유통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기를 바라는 표(表)를 올렸다.그리하여 천자의 명으로 좌

            우양가(左右兩街)에 법을 전해 줄 인물을 천거하도록 하니,담당 관
            리는 유성스님을 적임자로 천거하였으나 스님은 표를 올려 굳이 사
            양하였다.

               “신(臣)은 비록 마음을 다하여 강학(講學)한다 하지만 식견이 얕
            고 비루하며 특히나 운수가 이미 다하였는데도 부질없이 학자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터입니다.오늘날 다른 나라의 저명한 승려가 바

            다를 건너와 도를 물으니,당연히 식견이 높고 견문이 해박한 자를
            뽑아 스승으로 삼게 해야 할 것입니다.제가 보기로는 항주(杭州)
            혜인원(慧因院)도원(道源)*스님은 교학을 정밀하게 공부한 바 있고
                                    13)
            외학(外學)까지도 두루 통달하였으니,그를 천거하여 저를 대신하는

            것이 실로 여론에 걸맞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천자의 명으로 고려 승통이 바라는 대로 조봉낭(朝奉郞)양걸(楊

            傑)을 그의 숙소로 보내어 함께 전당(錢塘)으로 찾아가[杭州 大中祥


            *의천(義天)의 행장(行狀)에 의하면 정원(淨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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