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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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用現前能展事 春來何處不開花
                 放伊三頓參堂去 四海當知共一家



                 천차만별하게 기연에 계합할 줄 아는 것은
                 눈 밝으신 종사께서 자유자재하던 시절
                 북두성에 몸 감추고 말을 하지만*
                                             15)
                 보통을 뛰어넘는 소식을 아는 사람 흔치 않네.

                 千差萬別解投機 明眼宗師自在時
                 北斗藏身雖有語 出群消息少人知


                 산천경계 노닐면서 말에 의지하되
                 스스로의 생각이 조금도 치우치지 않았으나
                 냄새 절은 장삼을 훌훌 벗지 못하면
                 또다시 세속 따라 세월을 흘려보내리.

                 遊山翫水便乘言 自己商量總不偏
                 鶻臭布衫脫未得 且隨風俗度流年


                 문구에 얽매이고 말에 의지하는 건 봉사이자 귀머거리라
                 아무리 참선하고 도를 닦아도 안 될 수밖에
                 깨달으면 조금도 힘들이지 않으리니
                 불 속에서 사마귀가 호랑이를 삼키도다.

                 滯句乘言是瞽聾 參禪學道自無功
                 悟來不費纖毫力 火裏螂蟟呑大蟲



            *한 스님이 운문스님에게 묻기를 “무엇이 법신을 꿰뚫는 한마디입니까?”하니
              “북두성에 몸을 감추느니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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