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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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85



                 後來獵犬無靈性 空向枯椿舊處尋



               설두스님은 크게 놀랐으며 마침내 그와 친구를 맺었다.어떤 이
            는 그가 바로 승천사(承天寺)의 종(宗)스님이라 말하기도 한다.나는

            이 말을 듣고서 당시의 융성했던 법회를 상상하여 볼 수 있었다.




              43.주지를 사양하는 태도/회당 조심(晦堂祖心)스님



               회당(晦堂)노스님은 지난날 가벼운 병환으로 장강(漳江)에서 치
            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그때 전운판관(轉運判官)인 의공(倚公)하립

            (夏立)이 문병차 찾아와서 불법의 오묘한 뜻을 이야기하던 중 “만물
            을 모아 자기로 삼으니 나아가서는 유정과 무정이 모두 하나이다”
            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때마침 향안(香案)아래에 개 한 마리가 누

            워 있었는데,스님은 자[尺]를 들어 개를 때리고 또다시 향안을 두
            드리며 말하였다.
               “개는 마음[情]이 있기에 때리자 달아나 버리지만 향안은 마음이

            없기에 그대로 제자리에 있는데,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
               하공이 대답하지 못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조금만큼이라도 사유(思惟)가 들어 있으면 쓸모 없는 것이다.
            어떻게 만물을 모아 자기로 삼을 수 있겠는가?”

               황룡(黃龍)노스님이 입적하자 승속 간에 모두 회당스님이 도량
            의 주지를 계승해 주기를 원하였고,법회는 전에 비하여 조금도 손

            색없이 융성하였다.그러나 스님은 성품이 진솔하여 주지 맡기를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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