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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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용아스님과 유정스님의 찬/용아 거둔(龍牙居遁)스님
용아 거둔(龍牙居遁:835~923)스님이 반신(半身)자화상을 만
들자,그의 법제자 보자 광화(報慈匡化)스님이 찬을 지었다.
해는 첩첩 산중에 뜨고
둥근 달은 문 앞에 와 있는데
몸이 없는 것은 아니나
완전히 드러내려 하지 않을 뿐.
日出連山 月圓當戶
不是無身 不欲全露
두 노스님은 동산 오본(洞山悟本)스님의 법손이었는데 그들의 가
풍은 자재하게 맞물림[回互]을 중시하여 정위(正位)를 범하지 않고,
말은 10성(十成:자세하고 완전함)을 피하여 금시(今時)에 떨어지지
않았다.*그러므로 광화스님은 홀로 오묘한 말을 마음에 새기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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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잃지 않았으니 귀한 일이라 하겠다.
여항 유정(餘杭惟政:986~1049)스님 또한 자신의 초상화에 스
스로 찬을 썼다.
옛스러운 얼굴에 엉성한 모습으로 주장자 기댔으니
분명코 수보리를 그려냈도다
*정위(正位)는 본래 그 자체가 완전한 자리,금시(今時)는 수증(修證)을 빌려 성
취되는 자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