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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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93
‘공’을 깨닫고도 성색(聲色)을 떠나지 않으니
달빛 아래 외로운 원숭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듯하네.
貌古形疎倚杖黎 分明畵出須菩提
解空不許離聲色 似聽孤猿月下啼
유정스님은 초연하고 뛰어난 인물이다.그러므로 스님의 운치는
‘스치는 바람에 맑은 달[光風霽月]’과도 같이 높았으며,문장은 맑고
매끄러우면서도 도풍이 서린 격조를 지녔다.예로부터 많은 찬과 게
송이 있기는 하지만,나는 그 중에서도 이 두 편을 가장 좋아한다.
48.종밀스님의 일용게/규봉 종밀(圭峯宗密)스님
규봉 종밀(圭峯宗密)스님은 일용게(日用偈)를 지었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깨달음의 마음이요
옳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이
어지러운 마음이다
어지러운 마음은 정을 따라 움직이다가
죽음에 이르면 업보에 이끌려가지만
깨달음의 마음은 정에서 나오지 아니하기에
죽음에 이르러 업보를 바꿀 수 있다.
作有義事 是惺悟心
作無義事 是散亂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