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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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를 만나면 다시 막히게 되고 차별을 묻는 데에서는 모두 의심으
로 변한다.”
염관 제안(鹽官齊安:?~842)스님은 화엄경 을 강의하는 대강
사에게 물었다.
“화엄경 에는 몇 가지 법계가 있소?”
“ 간단히 말하면 열 가지 법계가 있고,넓게 말하면 겹겹이 끝이
없습니다.”
이에 염관스님이 불자(拂子)를 들어 보이면서,“이것은 몇 번째
법계인가?”라고 묻자 그 스님이 머리 숙여 생각하려는 찰나에,염관
스님은 큰 소리로 꾸짖었다.“사려를 통해 이해하려 한다면 귀신의
굴 속에서 살 꾀를 내는 격이며 햇빛 속에 깜박이는 등불이니,빛을
잃고 말리라”하고 쫓아 버렸다.
내가 화엄경 을 살펴보니,승열바라문(勝熱婆羅門)*의 불더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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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산은 분별 없는 반야지혜라 한다.그렇다면 화엄경 에 주소(注
疏)를 붙이는 사람이야말로,용을 그리다가 용이 보이자 깜짝 놀라
붓을 내던지고 달아났던 섭자고(葉子高)같은 부류라 하겠다.
53.말없이 만나는 경계/동산 혜원(洞山慧圓)스님
동산 혜원(洞山慧圓)스님은 설두 중현(雪竇重顯)스님의 법제자이
다.매우 어린 나이에 개선사(開先寺:江西省 여산의 남쪽에 위치)
*승열바라문(勝熱婆羅門): 화엄경(華嚴經) 입법계품(入法界品)에서 선재동자
(善財童子)가 방문한 열 번째 선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