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선림고경총서 - 08 - 임간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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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섬(善暹)스님의 천거로 균주(筠州)사람들의 청에 응하였다.당시
혜남스님은 황벽사(黃檗寺)의 주지로 있었는데,균주로 가는 길에
정계사(淨戒寺)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다.두 분은 아무 말 없이 고
요히 앉아 향을 사르고 신시(申時:15~17시)부터 삼경이 되도록
서로 마주보며 곧게 앉아 있었다.혜원스님이 갑자기 일어나면서,
“밤이 깊었으니,스님께서 편히 쉬시는 데 방해가 되겠습니다”하고
종종걸음으로 물러났다.그리고 그 이튿날 각자 자기 절로 갔는데,
그 후 혜남스님은 우연히 영 수좌(永首座)에게 물었다.
“그대가 여산에 있을 때 지금의 동산사 노스님을 알았습니까?”
“ 몰랐습니다.다만 이름을 들었을 뿐입니다.”
잠자코 있다가 다시 물었다.
“스님께서 이번에 만나 보시니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혜남스님이 말했다.
“기인(奇人)이었지요!”
영스님이 물러 나와 시자에게 물었다.
“네가 스님을 따라 동산 혜원스님과 만났던 밤에 무슨 이야기와
일이 있었느냐?”
시자가 사실대로 말해 주자,영스님은 껄껄대며 말하였다.
“천하 사람들을 완전히 의심 속에 싸이게 하겠군.”
54.잘못 유통되는 「십이시가」/지공(誌公)스님
지공(誌公:418~514)스님은 「십이시가(十二時歌)」에서 부처와